일요일 밤 무슨 바람에선지 바닥 물걸레 질을 왁왁 하고 소파에 털퍼덕 앉았다. 걸레질을 심하게 했는지 심장박동은 두근두근한데, 그 순간 나의 존재가 porous하게 변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니까 오늘은 분명 일요일이고 내일은 월요일 아침인데, 나는 머릿속에서 토요일 밤이라고 믿을 수 있는 거였다. 그 재현이 감쪽같았다. 그 뿐 아니다. 화요일, 화요일 밤으로도 마음을 먹으니 가지는 거였다. 오호.

그래서 나는 그 틈을 타 내가 원하는 삶 속으로 재빨리 가보았지.
뱃속에 발차는 아이가 있는 나. 시험관 절대 안될 줄 알았는데 싱겁게 돼버렸네 생각하고 있는 나.
남편이 취업을 해 평화롭게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나.
동생이 죽지 않은 나. 이 지구 어딘가에 평범하게 동생이 살아있는 나.

그 모든 세계가 다 너무 지척에 있다는 감각을 한동안 음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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