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뒀던 글감들에 대해 바야흐로 쓸 마음이란걸 먹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라 그냥 앞으로는 가볍게 주간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내 영혼의 lymphatic massage라고나 할까? 일요일 저녁만 되면 기록하지 못한 생각들로 마음이 바빠지니까.
8월의 중순을 넘긴 이번주ㅡ 갑자기 저녁 바람이 차졌다. 며칠전에는 반팔 입고 뛰러 나가는데 춥더라. 뉴잉글랜드에서 그나마 살만했던 계절이 이렇게 가는가 싶어서, 이렇게 꺾인 올 한해는 또 얼마나 빨리 가버릴 것인가 싶어서 서운했다. 서운하다는 감정을 느끼는게 또 씁쓸했다. 왜 나는 시간이 가는 것을 편히 지켜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나.
회사에서는 바쁜 날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몇주는 일할 의욕이 조금 떨어질뻔도 했더랬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누군가에게 모두의 마음 속에서 조용히 비교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그래도ㅡ 대체로는 의욕이 금방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뭐 내가 느그보다 잘 못하면 어쩔 것이며… (잘리지만 않으면 노프라블럼). 요즘 같은 때엔 몰두할 거리가 있다는게, 내가 나 자신을 더 잘하도록 채찍질할 꺼리가 있다는게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다. 나는 그러니까 나를 확실히 알았다. 나는 내가 할일이 산더미만큼 쌓여있을때 & 그것을 해낼 자원이 주어졌을때 (예: 한잔의 뜨거운 커피)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단단히 잘못된 사람이라는 것을 아하하.
윗집ㅡ 윗집이 계속 뛴다. 나는 사람들이 왜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을 하기도 하는지 아직은 다행히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정도는 아니다. 근데, 누군가 제3자가 그런 일을 벌였다고 하면 이제 크게 놀라진 않을 것 같은 것이다. ㅋㅋㅋㅋ 어떤 종류의 소음은 상상력과 합쳐져 마음속에서 폭발음으로 들린다는 걸 알게 됐다. 며칠전에는 아파트 매니지먼트에 이메일을 보냈다. 그동안 녹음한 파일 7개쯤인가를 첨부해서 보냈더니만 남편이 그건 좀 과하지 않냐며 걱정을 했다. (나는 니가 어느날 눈돌아서 갑자기 올라가서 ㅈㄹ하고 올까봐 그게 걱정인데….)
메이크업ㅡ 오랫동안 파데프리 메이크업을 원했는데 달바 워터풀 선크림을 사고 나서 드디어, 그것이 가능해졌다! 상당히 만족스러움 (파데프리가 가능해진 것이). 결과물의 완성도가 꼭 높은 건 아닌데 화장을 했을때랑 차이가 거의 없다. 그니까 내가 기초화장을 정말 못하고 다 뜨고 난리여서 쿠션이고 파데고 그냥 안하고 싶었는데, 달바 선크림을 바르면 적어도 그 개떡같은 기초화장보다는 못하지 않다는 얘기. 각질 허옇게 일어나던게 안 보이니까 너무 좋고, 적당한 광에 톤업 기능이 있어서 그런지 이정도면 화장 안해도 되겠다 싶다. 후기보고 광이 너무 심할까봐 좀 걱정을 했는데 (한국 사람들 좋아하는 번들번들 윤광 물광 별로 안 좋아함..) 그리 심하진 않은 것 같다. 가끔 심하다싶으면 스펀지로 한두번 눌러주면 괜찮음.
반면 샀는데 도대체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싶은 제품은 메포 프레스드 파우더 (transparent). 인스타에서 화장 마지막에 이거 쓸어주니까 팔자가 바로 삭제되는거 보고 너무 신기해서 따라 샀는데 전혀 ㅋㅋㅋ 나에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애초에 그 여자는 좀더 유분이 많은 기초화장을 했고 나는 아니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바르는 툴이 달라설까? 아무튼 나한테는 도대체 전후효과가 뭔지 전~~~~혀 모르겠는 제품임…
최근의 잘한 소비: 여러가지가 있는데 약 한달전부터 반찬배달 구독을 시작했고, 대만족 중이다. 진작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었음 휴. 이렇게 하니까 겨우 사람답게 먹고 살고 이렇게 해’도’ 겨우 사람답게 먹고 산다. 우리 둘이 딱 저녁 일주일 먹을 양인데 이거 시작한 이후로 장을 더이상 안 본다. 가끔 가서 과일, 우유 정도만 사옴. 식단짜기, 장보기, 요리하기 이 세가지가 다 없어짐. 식비도 엄청나게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 정말 돈은 이런데 써야하는거구나 느낌.
얼른 자야해서 금방 맺어야겠다. 최근에 본 quotes 중 기억에 남는 것: “You are not what you say you are going to do. You are what you do.” (and what are you then?) 돌아오는 한주도 잘 살아봐야지. 일상의 파도를 또 잘 타보아야지. 아참 오늘 저녁부터 Lingo 붙인 사람이 되었다. 하여튼 새로운거 시도는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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